훈련소에서 싸는 똥

훈련소 화장실의 아침은 혼자 오지 않습니다.

문 밖에도, 문 안에도 사람들이 있습니다.

핸드폰은 없고, 시간은 더 크게 들립니다.

누군가의 슬리퍼가 먼저 바닥을 스칩니다.

누군가의 기침이 칸막이를 건너옵니다.

나는 오늘도 아주 사적인 일을 아주 공적인 곳에서 합니다.

줄을 선 사람들의 마음은 아마 비슷할 겁니다.

빨리 끝내고 싶고, 너무 티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변기와 나는 잠깐 같은 편이 됩니다.

그러나 환풍기는 모든 비밀을 공평하게 섞습니다.

여기서는 향초도, 음악도, 개인 재생목록도 없습니다.

대신 멀리서 들리는 구령이 있습니다.

하나, 둘, 셋.

나는 그 박자에 맞춰 너무 급해지지 않으려 합니다.

몸은 명령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잠깐 앉아 있는 동안 계급장도 내려놓습니다.

누구나 같은 타일을 보고, 같은 휴지를 찾습니다.

이상하게 그 사실이 조금 위로가 됩니다.

나는 여기서도 똥멍을 합니다.

눈을 감을 수는 없어도, 생각은 잠깐 멀어집니다.

문밖의 발걸음은 계속됩니다.

그래도 내 호흡은 내 것입니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면 다음 사람이 안심합니다.

내 차례가 끝나면 세계는 바로 다음 차례로 갑니다.

손을 씻으며 거울을 보지 않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다는 사실만 챙깁니다.

훈련소에서도, 사람은 잠깐 멍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