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오늘은 이상한 일이 머리 위에서 시작됩니다.

변기 뚜껑 위에 작은 갈색 흔적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내 머리에 똥을 쌌어, 하고 묻고 싶은 모양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변기에게 대신 물어봅니다.

너는 오늘 어떤 장면을 보았니.

변기는 언제나처럼 대답 대신 물을 품고 있습니다.

화장지 롤은 아무것도 본 적 없다는 얼굴입니다.

비누는 거품만 만들 줄 압니다.

나는 탐정처럼 욕실을 둘러봅니다.

수건은 젖어 있고, 바닥에는 작은 발자국이 있습니다.

사건은 늘 조금 우스운 단서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오늘의 범인은 찾지 않기로 합니다.

모든 똥에는 꼭 범인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은 그냥 몸에서 오고, 어떤 것은 그냥 지나갑니다.

나는 머리 위를 한 번 쓸어봅니다.

다행히 아무것도 없습니다.

상상은 변기 뚜껑에서 더 크게 자랍니다.

조그만 사건이 오늘의 동화가 됩니다.

나는 주인공도, 탐정도, 목격자도 됩니다.

그리고 결국은 화장실에 앉아 있는 사람입니다.

한참 뒤, 사건은 물 내리는 소리로 끝납니다.

단서는 사라지고, 욕실은 다시 평범해집니다.

누가 그랬는지는 끝내 모릅니다.

모르는 채로 넘어가는 일도 있습니다.

손을 씻으며 나는 아주 작게 웃습니다.

오늘의 탐정은 자기 갈 길을 갑니다.